장석남 선생님 시집을 읽다 꽃을 보게 됐다.
때로 꽃은 음악보다 아름답다. 한때 정원사나 식물원을 꿈꾸기도 했지만 그것은 도서관 사서를 꿈꾼 것과 다르지 않다. 사람 없는 세상에 대한 꿈, 비속함 없는, 아니 비속하다는 의식조차 없었으면 좋겠다는 꿈. 거짓과 진실 사이를 거닐다 길을 잃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 대한 꿈. 그래, 이루어질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