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뀌아데스의 창고/사이

꽃밭을 바라보는 일, 장석남

Mealda 2010. 10. 20. 04:47
 

꽃밭을 바라보는

 

 

 

, 꽃밭에 스미는 바람으로

서걱이는 그늘로

편지글을 적었으면, 함부로 멀리 가는

사랑을 했으면, 바람으로

나는 레이스 달린 꿈도 있었으면,

속에 머무는 햇빛들로

가슴을 빚었으면 사랑의

밭은 처마를 이었으면

꽃의 향기랑은 몸을 섞으면서 그래 아직은

몸보단 영혼이 승한 나비였으면

 

내가 숨을 가만히 느껴 들으며

꽃밭을 바라보고 있는 일은

몸에, 도망온 몇을

나처럼 가여워해 이내

숨겨주는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