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alda 2014. 7. 5. 01:20

다른 생각을 한다

이 숲에 와


(어제 빼고


어젠 자전거를 타고 한강에 갔거든


노을이 예쁠 것 같아

근데 하필 핸폰 배터리가 없어

노을은 그냥 노을로 지나가고



다시 숲으로)


이 숲에서 삶은 같은데도 다른 무늬라

다 거짓말이라고

다 소문이라고

다 지나간다고

숲은 조잘대는데

나는 듣고도 모른 척

때로 눈을 크게 뜨고

모기에 물려 근지럽고

누군가 다른 생각을 하며 누워있기도 한 

이 숲


어떤 날은

메타세콰이어 우듬지가 흔들리는 것만 봐도 웃기다며 혼자 웃고

어떤 날은 

친구와 아들내미를 데려와 친구는 아들내미 기저귀를 갈고

어떤 날은

남 얘기 듣고 숲 얘기를 다른 데 전하고


때로 영화관에 와있는 듯한

거대한 화면에 흔들리는 이파리만 빛따라 배경이 변하며 흔들리는

거기 혼자 앉아있는 관객이 되어

때로 나무가 바람에 두근거리는 게 보인다며

때로 누군지 몰라도 이 벤치 너무 잘 만들었다며

눞고 뒤척이고

이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