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뀌아데스의 창고/사이

저녁 햇빛에 마음을 내어 말리다, 장석남

Mealda 2010. 10. 5. 04:56

 

저녁 햇빛에 마음을 내어 말리다

-섬진강에서

 

 

어미소가 송아지 등을 핥아준다

이삭 피는 보리밭을 핥는 바람

, 혓자국!

나는 그곳의 낮아지는 저녁해에

마음을 내어 말린다

 

저만치 바람에

들菊 그늘이 시큰대고

무릎이 시큰대고

적산가옥

청춘의 주소 위를 할퀴며

흙탕물의 구름이 지나간다

 

, 마음을 핥는 문밖 마음




-장석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