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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뀌아데스의 창고/사이

이병률, 그자

 

 

 

삶은 달걀 흰자로도 사람을 죽일 있어요

어느 포장마차에서 달걀을 까는 나에게 그가 말했다

그건 힘으로 하는 일이 아니니까요

 

달걀 흰자에 증오를 싣고

나머지 모든 것을 실어요

사람이 죽을 있을 정도로

그러면 사람은 죽는 거예요

 

못이나 같은

어떤 날카로운 거라면 이해할 있지만, 내가 말했다

 

부드러움으로 사람을 기절시킬 있어요

정반대의 것으로 사람을 정반대할 있다고요

 

노른자를 먹다 죽은 사람도 있다는데

흰자라고 사람을 살리지 못할까, 나는 생각을 삼켰다

 

쩡하니 달이 빛나는 골목길에 쪼그려 앉아 중얼거린다

, 무엇으로든 무엇을 있다

그자는 나를 태어나게 수도 있겠군

 

오늘 비린내 나는 영혼을 만났으되

날카로움을 피했다

 

치도 부서질 염려 없이 고요히 둥근

무례한 달빛을 맞아

죽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시작된다

 

그토록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어떤 맛이

다시 시작하고픈 어떤 맛이 파문을 만든다

살갗에 닿자 실기가 느껴지는 사글사글한 맛이었다







-이병률, <눈사람 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