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수명, 나무는 도끼를 삼켰다 자신을 찍으려는 도끼가 왔을 때 나무는 도끼를 삼켰다. 도끼로부터 도망가다가 도끼를 삼켰다. 폭풍우 몰아치던 밤 나무는 번개를 삼켰다. 깊은 잠에서 깨어났을 때 더 깊이 찔리는 번개를 삼켰다. -이수명, 나무에 대한 몹시 몹시 좋은 시 더보기 이수명, 케익 케익 커다란 케익을 놓고 우리 모두 빙 둘러앉았다 누군가 폭탄으로 된 초를 꽂았다. 케익이 폭발했다. 우리는 아름다운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뿌연 먼지 기둥으로 피어오르는 폭발물을 갈라서 먹었다. -이수명, 중에서 더보기 이수명, 밧줄 밧줄 어느 날 그 건물 아래로 밧줄이 드리워지고 사람들이 하나씩 건물을 빠져나갔다. 밧줄은 아주 오래 매달려 있었다. 가느다란 외줄이 부르르 떨고 있는 것을 멀리서도 볼 수 있었다. 그후 그 건물이 완전히 철거되었을 때 밧줄은 사라졌다. 더 이상 밧줄을 타고 내려갔던 사람들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누군가 그 밧줄에 매달려 있는 것을 날마다 보았다. 움직이지도 않고 딱정벌레처럼 등을 웅크린 채 그는 허공에서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이 건물, 저 건물에 그 밧줄을 번갈아 걸었다. 밧줄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짧아졌다. 어느 날 새로 불 켜진 창에서 한 사람이 떨어졌다. -이수명,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