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정류장 옆 송월전파사
갑자기 한두 점씩 눈발 날리기 시작해
버스 정류장 지붕 아래 잠시 접어둔
그리운 것 있나 생각할 동안
內傷한 세월들 엿보러, 불빛에 뛰어드는 눈송이들 보이네
32번 월미도행 버스 정류장의
한 찰나를 송월전파사의 검은 롯데 파이오니아 스피커,
전도사처럼 서서 아무 일 없다고 세월 밑 세월을 흘려 보내주네
저녁의가요산책 여기까지 나와 세월의 피고름 습자지처럼
머금네
조금 더 농밀해진 눈송이들
그 앞에서만 노네
지금, 눈송이들
傷한 것 앞에서만 노네
송월전파사 유리 진열장의 여러 불빛들이
그것들을 깜빡이며 보네
-곧 진창이 되리라
버스 정류장 지붕 밑
그리운 것 있나 생각할 동안
傷한 세월만 먼 길을 오네
-장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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