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엄마가 해준 계란찜에서는 늘 김이 폴폴 났다. 뚝배기에 담겨나온 노란 계란찜에 올려진 푸른색 송송 썬 실파는 시각과 미각을 함께 자극했고 거기에는 안온함 같은 것도 함께 담겨 있었다. 그것은 엄마와 내가 함께 집에 있다는 사실이었고 그날은 좀 한가한 날이라는 얘기기도 했다. 도시락을 싸서 학교에 다니던 나와 일을 나가는 엄마. 그러니까 실은 우리가 함께 집에 있는 날이 많지는 않아서 아마, 나는 계란찜에 따스함을 품게 된 것 같다. 김치찌개 집이나 어딘가에서 나온 계란찜에서는 그런 안온함까지 맛본 기억은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가끔 집에 가면 계란찜이 먹고 싶다고 한다. 우유를 넣어 부드러운 것도 아닌데도 엄마가 한 계란찜에는 엄마맛이 베어 있었고 나는 그 엄마맛이 먹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끔 혼자서 흉내를 내보아도 계란찜은 늘 물이 많거나 무언가 부족해 그 맛이 아니었다. 지금 내게는 전자레인지 계란찜이 그나마 입에 맞는다. (사진에 나온 김치는 엄마의 김장김치. 양념은 다 똑같은데도 갓에서는 갓 향기가 열무에서는 열무 향이 배추에서는 배추 맛이 무에서는 무향이 어우러지는 최고의 김치! 이제 내가 김장을 해야 할 나이이지만...ㅠ)
레시피
우선 멸치2+다시마에 물 2컵 넣고 끓여 육수 내기
계란 4개 풀어놓기
육수에 참치액 1+소금+대파 다져 넣기
육수와 계란 합체 후
9분 정도 전자렌지에 돌려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