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뀌아데스의 창고/영화 썸네일형 리스트형 정말 우물이 있었을까_이창동, 버닝 이야기를 다 읽은 뒤 질문하게 만들라 는 대학시절 배워 이제까지 내게 남아있는 가장 깊은 가르침이다. 누군가를 질문하게 만드는 글을 쓰라고 나는 배웠다. 서사는 결국 길을 잘 내서 질문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라는 면에서 버닝은 훌륭하다. 물론 베테랑 감독은 나보다 훨씬 더 저 서사의 법칙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므로 요소마다 적절하게 장치를 만들어 질문을 새긴다. 처음 만난 해미가 마임을 배우며 귤이 있지 않은 게 아니라 귤이 없는 것을 잊으라는 그 오묘한 대사부터 비닐하우스를 태운다는 벤과 아무리 봐도 타지 않은 비닐하우스, 해미가 빠졌다는 우물은 정말 있었던 걸까 라는 몇몇 메타포를 '버닝'은 감아 돌며 이야기를 질문을 짜낸다. 정말 벤은 해미를 죽였을까 여자들을 죽였을까 비닐하우스를 태운다는 비유는 정.. 더보기 내게 자리가 있다면 내게 와줄건가요 내게 자리가 있다면 내게로 올 건가요? 나는 어린 시절 양조위를 좋아했다. 이상형이었다. 그가 나온 영화들을 많이도 봤다. 처음 그를 본 영화는 당시 국내 상영불가 판정을 받았었다. 나는 고등학생이었고 우연히 영화제인지에서, 광주 고딩이던 나는 그 영화를 꼿발 딛고 봤다 고 기억하고 있다. 상영불가라서 극장에는 사람이 넘쳐났고 앉기는 커녕, 서서 사람들 틈 사이에서 겨우 그 영화를 봤는데 그날 밤 정말 그 영화 생각만 했다. 무슨 내용인지도 잘 모르겠는데, 계속 생각이 났다. 뿌연 흑백화면 속 이과수폭포라든가 하는 장면들이 의미의 연결도 없이 머리속에서 맴돌았다. 첫사랑 같은 일이다. 그때는 몰랐는데, 이제와 생각해보면 정말 첫사랑처럼 그 영화가 왔다. 이후 왕가위 영화를 찾아보며 지루한 고등학교 생활의.. 더보기 무드 인디고 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사랑과 이 세상에서 가장 쓰디쓴 현실에 대한 이야기 미셸 공드리 영화를 보며 알게 된 사실 탐미주의자도 냉철한 현실 인식이 충분히 가능하다. 그리고 타협하지 않는다. 음악도 엄청 좋다. 더보기 오차장이 대단한 사람인 이유_미생 오차장은 장그래에게 너나 나나 미생이라고 한다 계약직 사원과 몇 년급 과장이니 너와 나의 시각은 다르지가 아니라 업무 능력의 차이는 있을 망정 너나 나나 미생 대부분의 상사들은 평범해서 그렇게 못한다 (너는 나보다 시야가 좁으니) 담번엔 시야를 좀 넓게 가져 이런 말이나 하며 있는 척을 한다 그러니까 평범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평범해서 평범한 사람에게 대범하거나 대단하기를 원하니 빡이 치는 거겠지 오 차장은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그런 사람은 거의 현실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 그러니까 만화 원작이라는 것 대부분은 평범하다는 것을 그러나 평범에서 한 발 물러나면 악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조심해야지 작가 윤태호 인터뷰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가 성공한다, 어차피 일이라고 하는 것이 매번 새로운 이슈가.. 더보기 제8요일 나무를 안으면 나무가 된다." 임진수 선생님께서 정신분석 수업 시간에 말씀하셨다. 애도와 멜랑콜리에 대한 수업이었다. 그 문장이 자꾸 맴돌아 영화를 보았다. 영화는 꿈이고 기적이다. 아무도 처음 본 여자를 사랑한다고 레스토랑에 드러눕는 이를 위해 함께 드러누워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게 사랑이고 배움인지도 모르겠다. 미래 은행의 컨설턴팅 비슷한 업무를 담당하는 해리에게 나타난 다운증후군 조지스. 조지스에게 환상과 현실은 때로 결합한다. 그는 이기적이지만 동시에 아름다운 마음도 가지고 있다. 자기가 갖지 못한 것 때문에 뒹굴고 울기도 하지만 때로 아름답기도 하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 그에게 존재하는 환상(어머니에 대한 환상이나 가수에 대한 환상)이 그를 이끈다. 조지스를 보고 해리는 배운다. 자신 속.. 더보기 정직한 영화_부당거래 는 비극이다. 에서는 단 한 명도 잘 된 인간이 없다. 부당한 거래를 했으니 잘못 되는 게 당연할 테지만, 영화 속에 나오는 인물은 죽거나 사회적 질시(주 검사)의 대상이 된다. 그런 면에서는 참 정직한 영화다. 자기가 딱 이 세상만큼 저렴하다는 것을 알면 된다. 그러나 대부분 나는 조금은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나도 마찬가지다. 어서 깨어나야지.) 오래 전 그런 인물이 있었다. 오이디푸스란 신화 속 등장인물은 소포클레스에 의해 전설로 남는다. 소포클레스의 극작술 덕분이었다. 소포클레스는 최대한 플롯을 조밀하게 짜 주인공의 숨통을 막히게 한다. 최 형사는 오이디푸스와 같은 하마르티아(hamartia-성격적 결함)인 히브리스(hybris-오만)를 지니고 있다. 이런 류의 비극의 주인공들의 최대 착각은 자신.. 더보기 멋진 대사, 케첩_펄프 픽션 케쳡. 멋진 대사다. 어떻게 타란티노의 영화를 처음 본 건지 싶을 만큼 재밌었다. 어느 정도 많은 정보를 가지고 봤음에도 (우마 서먼이랑 존 트라볼타가 춤추는 장면이나 시간 순서가 뒤섞여 있다는 것) 완전 뿅갔다. 캐릭터가 좋다. 모든 캐릭터가 다 훌륭하다. 그들이 내뱉는 말들이 살아서 기어다닌다. 존 트라볼타랑 사무엘 잭슨의 대사들, 울프, 부치, 마셀러스 등 다 뻑이 갈 캐릭터다. 펄프 픽션 (1994) Pulp Fiction 8.6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존 트라볼타, 사무엘 L. 잭슨, 우마 서먼, 브루스 윌리스, 빙 라메즈 정보 범죄, 드라마 | 미국 | 154 분 | 1994-09-10 더보기 지구를 떠나는 영화 지구로 돌아오는 영화_그래비티&인터스텔라 어제 영화관에서 영화를 봤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 내 인생의 영화라 부를 수 있는 영화 감독이 찍은 우주영화 나는 어제 가 끝나자마자 말했다. "영화가 너무 어려워." 작년 이맘때쯤 한 편의 영화를 같은 극장에서 봤다. (왕십리 cgv 아이맥스관) 알폰소 쿠아론의 이다. 다른 점은 는 3D 안경을 쓰고 봤고 는 맨눈으로 봤다는 것이다. 둘 다 거대한 화면에 압도당하며. 우주는 거대하다. 하물며, 한 존재인, 어쩌면 사라져도 누구인지도 모를, 한 사람이 그저 그 많은 관객 중 하나로 우주는 너무 거대하고 자연은 무섭고 우리는 거기에 대처하기엔 너무 미미하다. 내 앞자리에서 영화를 보는 당신도 마찬가지. 지금 한국에는 겨울이 닥쳐오고 있고 낙엽은 지고 이제 자연은 잠깐 숨을 거르려는 시점, 거대한 하얀 또.. 더보기 달 사람 사람들은 판타스틱하고 특별한 어떤 것을 늘 원하지만 실제로는 일상이 깨지면 견디지 못한다. 하지만 일상에는 신비가 가득하지 유심히 들여다보면 애니메이션의 매력은 상상력의 실현이다. 극영화가 표현할 수 없는 자유로운 연출이 가능하다는 것, 얼마든지. 거의 꿈에 가까운 장면들을 애니메이션에서는 경험할 수 있다. 달사람도 마찬가지다. 여기 더해 귀여운 캐릭터와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있는 애니메이션인 셈 더불어 토미웅거러의 세계에 대한 통찰력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통령으로 대변되는 지배자들의 행태에 대한 간결한 풍자는 웃음을 주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지배에 대한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거짓 적을 일부러 만들어내는 대통령씨의 모습은 강대국들이, 또한 지배자들이 자행하는 언어 습관과 행동을 묘사한다. 이.. 더보기 21g 정말 사람은 죽으면 21g이 줄어드는가 모두 똑같은 양의 21g이 정말 그것이 영혼의 무게인가 그렇다면 이 무거운 생은 무엇인가 마치 등허리에 짐이라도 진 듯한 이 생의 영혼은 망각을 향해 나아가는 것인가 죽음을 통해 영화가 지루했던가 지난 밤 충분히 수면을 취하지 않았기 때문인가 영화 초반 눈이 감겨버린 것은 무엇때문인가 영화의 뒤얽힌 편집은 어떤 이유인가 시간도 시점도 한없이 뒤얽힌 편집이 영화를 매력적으로 만드는가 날아가는 새들, 한없이 쓸쓸한 풍경들은 옆에 있던 선배 말대로 뮤직비디오와 다를 바 없는 영상일 따름인가 어떤 우연이 우리를 이끄는가 우리의 선택이란 보잘 것 없고 결국 운명만이 우리를 이끄는가 삶은 무엇인가 쓰잘 데 없는 질문 말고 그냥 살라고 내게 종용해야 하는가 21g이 날아가버리면..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