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주술을 위한 집단연희가 그 기원이라 한다.
춤도 노래도 연극도 여기서 왔다는 것이다.
만리향은 한국 집단연희라 할 수 있는 굿을 극에 끌어들인다.
진짜 굿은 아니다.
진짜 굿을 해야할 상황이지만 비싸고 원하는 무당은 죽었다는 이유로
연극을 하던 친구에게 굿을 부탁해
연극인지 굿인지 모를 한 판 무대가 극의 절정에 놓인다.
굿이 결국 어떤 문제의 감정적 해결인 위무를 목적으로 한다면
이 연극 배우 친구의 굿은 비록 연극이었으나
그 목적은 톡톡히 달성한 셈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문화 생활 혹은 예술 그 중 한 분야인 연극 역시
일상에 대한 위로 혹은 치유를 목적으로 한다는 것
그러므로 연극인지 아닌지 모를 굿의 중심 배치는
연극 속 인물들을 위무하고
동시에 이 연극 한 편은 관객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요리사인 아버지는 마담과 바람이 났다가 길에서 비명횡사하다 싶이 죽이
외국 유학까지 갖다온 첫째가 가업인 중국집을 물려받았으나 장사는 잘 되지 않는다.
문제아이던 둘째는 어느 날 가출했고 키운 정으로 맺힌 아들이다.
유도를 하던 셋째 딸이 현재 중국집 배달을 하고 있으며
지적 장애를 앓던 막내는 실종 5년째
어느날 어머니는 시장통에서 막내를 봤다며 막내를 찾아나서겠다 하는데….
여기가 극의 시작이다.
어느 수상한 집안의 이야기
같지만 실은 문제 없는 사람 없듯 문제 없는 집안도 없어
같은 듯 다른 사람들이 만나 지지고 볶으며 사는 게 일상사
조금씩 삐그덕대고 조금씩 엇갈리다 어느 순간 만나기도 하는
그 과정을 좀 더 끈끈하게 좀 더 치열하게 하는 관계, 가족
진부하다고도 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인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아주 잘 풀어냈다
서로가 서로의 속내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비밀을 공유하고 조금씩 사생활을 지키기도 하며
이어오던 끄나풀이
극 중에서 하나씩 하나씩 풀릴 때마다
관객은 웃고 울며 이해하게 된다.
또 돌아보게도 된다.
우리 가족은 어떻지?
극발전소 301
정범철 연출
김원 극작
AT 고양 아람누리 새라새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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