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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뀌아데스의 창고/공연

어느 수상한 집안의 이야기_만리향 예술은 주술을 위한 집단연희가 그 기원이라 한다. 춤도 노래도 연극도 여기서 왔다는 것이다. 만리향은 한국 집단연희라 할 수 있는 굿을 극에 끌어들인다. 진짜 굿은 아니다. 진짜 굿을 해야할 상황이지만 비싸고 원하는 무당은 죽었다는 이유로 연극을 하던 친구에게 굿을 부탁해 연극인지 굿인지 모를 한 판 무대가 극의 절정에 놓인다. 굿이 결국 어떤 문제의 감정적 해결인 위무를 목적으로 한다면 이 연극 배우 친구의 굿은 비록 연극이었으나 그 목적은 톡톡히 달성한 셈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문화 생활 혹은 예술 그 중 한 분야인 연극 역시 일상에 대한 위로 혹은 치유를 목적으로 한다는 것 그러므로 연극인지 아닌지 모를 굿의 중심 배치는 연극 속 인물들을 위무하고 동시에 이 연극 한 편은 관객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 더보기
전인권 콘서트 2막 1장 - 노래여 영원하라 전인권의 '사랑한 후에'를 들으며 생각했다. 너무 많이 들었다고. 아이덴티티의 발현을 위한 노래로 여기저기서 각자 노래를 한 곡씩 뽑을 때 오랜만에 이어폰 꽂고 들으며 이 목소리의 불우한 기운을 느꼈다. 목소리가 그러하니 라고 생각했을 뿐 노래는 깊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공연에 다녀와 (일산 공연, 친구의 부름이었다) 맴돌기 시작했다. 기적소리가 들릴 것 같다. 불우도 아이덴티티도 아닌 그저 노래로 "노래여 영원하라" -9월 20일 일산 아람누리 공연 관람 후 기억을 이제야 좇다 이 동영상은 그린플러그드 페스티벌 전인권 밴드 무대, 이때 완전 반했었지... AT 난지한강공원 20140601 더보기
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 어느 폐가의 이야기 연극 보기 전에 폐가 사진을 몇 장 봤는데 폐가가, 원래는 사람들이 북적였을 집이 폐가로 인식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로 이어지는 서로에 대한 부정과 이 혈연의 끈을 놓으려 할 수록 이들 목을 조여오는 그러다 죽음이 죽음을 낳으며 마농가는 폐가가 된다. 원래 고대 희곡을 유진 오닐이 다시 쓰고 러시아 연극으로 나온 셈 더보기
201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블라인드데이트 5분 정도 늦어서 들어갔다 어렵다 무용 공연 남여의 비언어언 더보기
라울콜렉티브, 산책자의 신호 꽤 좋은 연극이었을 것이다. 사람에 대해 만남에 대해 소통하는 그러나 불어로 꽤나 많은 말이 의미가 있는 5개의 이야기를 엮어놨다는 5명이 나와서 한없이 말하는 연극이 번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연극 특성상 순간이 너무나도 중요한데 그 순간의 벙짐이 너무 어이없어서 화가 났었다. 차라리 영어였다면 고전을 재해석한 것이라면 참을 수 있지만 이건 좀 너무 하잖아 지금 이번밖에 못 보는데 Shit!!! 배우들은 관객의 반응이 너무 싸해 계속 번역이 안 되나 뒤돌아봤다. Play 라울콜렉티브 In 201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At 대학로예술극장대극장 더보기
머쉬룸 버섯의 버섯에 의한 버섯을 위한 연극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아이디어 혹은 사물에 대한 관념이 이렇게 구현될 수도 있다는 그 중심에 버섯이 있다 MushRoom 방 하나, 포자, 흩어진다, 성기와의 모양의 유사성 (이렇게 말해버리니 무언가 부족하지만) 관념들을 말하고 춤추고 이야기화하기도 하고 무대장치화하기도 하며 80분 동안 색다른 경험을 즐기게 해준다. 영화로 치자면 독립영화일 테지만 그보다 훨씬 화려하고 생생한... 20141005 아르코대극장 더보기
벙커 트릴로지 - 모르가나, 맥베스, 아가멤논 by Jethro Compton Ltd. 우리는 세 번 같지만 다른 벙커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속에서 비슷하지만 다른 경험을 반복한다. 마치 데자뷰처럼, 언젠가 본 듯한 환영인 이야기들 (예술이 결국은 환상성을 품을 수밖에 없다는 면과도 맞닿는다) 세 연극은 중첩돼 각인될 것이다. 나는 모르가나, 멕베스, 아가멤논 순으로 보았다. 세 편 다 같은 무대, 같은 배우, 같은 연출이라는 것은 두 번째 작품인 맥베스를 보며 알았을 정도로 사전 정보는 거의 없는 상태였다. 원래 소극장 연극을 좋아해서기도 할 테지만 작품의 우수함, 이 특수한 분위기 등으로 인해 스파프(서울국제공연예술제) 2014 중 이 세 작품이 가장 좋았다.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를 낳는 연극이었다. 관객이 된 나는 이 벙커 안에서 또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어떤 연출을 할까 모.. 더보기
please, OONA project 네 명의 남녀가 다 벗고 등장하지만 공연 도중 야하다거나 그런 느낌은 한번도 들지 않았다. 야하다는 느낌의 정체는 뭘까? 산다는 것의 정체를 모르므로 다른 모든 것에 대해서도 정체를 물어선 안 되는 건가? 나도 화장을 하지만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왜 이렇게 얼굴에 색칠공부를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 아름다움의 유혹 뒤에는 결국 사랑 받고자 하는 욕망이 숨겨져 있다. 예쁜 옷을 입고 예쁜 얼굴을 할 때는 누군가 당신 멋져요, 이런 말 해주길 바라는 욕망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please'는 그런 인간 욕망을 반대로 현시한다. 다 같이 발가벗고 나서 보는 것이다. 사랑 받기 위해 벗고 사랑 받기 위해 입는 이 이상한 세상이여!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 극이 끝난 뒤 안무가인 마리사 고도이의 설.. 더보기
폭풍, 오스트로프스키 러시아 연극은 처음 본 것 같다. 희곡도 아니고 연극을. 게다가 지인이 예매해둔 세번째 줄 정중앙에 앉아 보았다. 무엇보다 무대를 잘 꾸몄다. 원목을 닫으면 강가이고 열면 집이 되는 무대 미술이 대단히 좋다. 강이 됐을 때는 거울로 수면을 비춘다. 거기가 볼가강이다. 조연의 연기도 한 몫 한다. 장님 역을 하는 여자의 연기나 뚱뚱보 여자(이름?)의 연기가 일품이다. 주인공 여자가 죽은 뒤 그녀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릴 때 무언가 빵 터진다. 19세기 러시아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을 연상하게끔 하는 파티 장면. 사회의 엄격주의와 무질서가 청춘들이 감당하기엔 어려웠다는, 그 청춘의 열정이 사회에서 어떻게 좌절되는가를 다루고 있다 한다. 주인공 여자가 이 역할을 해낸다. 가정에 갇혀 본인의 의.. 더보기
햄릿, 오스터마이어 연출 지금까지 햄릿은 몇 명이나 있었던 걸까 400년 동안 전세계에 몇 명의 햄릿이 있었는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그 햄릿은 각각의 시대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반항아였을 것이다. 그의 캐릭터가 안고 있는 의문들은 그를 새롭게 계속 태어나도록 해준다. 셰익스피어의 능력은 이런 데 있나 보다. 엄청난 우물 같은 캐릭터. 인간 속에 담긴 광기, 실은 누구나 가진 것. 그래서 오히려 해석의 여지가 많다. 이번 햄릿은 록음악 속의 햄릿, 비디오카메라를 든 햄릿이다. 첫무대부터 심상치 않았다. 장례식 장면으로 시작했는데 호스로 물을 뿌린다. 우산을 든 그들. 우산을 망가뜨리는 햄릿. 거트루드는 흰 옷을 입고 있다. 그녀는 그 흰옷으로 결혼식에 가고(대사에도 정확히 나온다. 장례식 뭐가 어쩌기 전에 결혼식을 한다는 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