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산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산 인간 산포의 낙은 산에서 커피 마시기. 그는 "왠만한 일은 말이야, 산에서 커피를 마시면 잊혀져." 라고 말한다.
이 장면을 본 순간부터 산에서 커피를 마셔야지 생각했으나 집에서 가장 가까운 안산은 내게는 좀 지루했다. 너무 자주 가버려서 왠지 집 같은 느낌이랄까.
좀 다른 곳, 와 여긴 산이야 하는 다른 데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국립공원은 대부분 불때기 금지인데다 요즘은 춥기까지 해(물론 추울 때 김 나는 커피야말로 매력 그 자체지만) 앉아서 불 때고 커피 내리긴 힘들겠구나 하던 차에 발견한 곳이 도봉산장이다.
도봉산역에서 도봉산입구를 지나 산장까지 가려면 1시간 넘게 걸린다.
이전에 느지막히 집에서 출발했다가 생각보다 산 속 깊이 있어 올라가다 해가 저물어 포기하고 내려왔었다.
문을 닫았을 가능성도 높고 아무 장비 준비도 안 해가지고 그냥 간 거라 어둠 속 산의 위력을 깨닫고는 급하산해 내리막길에 있는 자판기커피를 먹은 적이 있다.
산 속에 있는 산장이자 도봉대피소로 할머니께서 아주 오래전부터 커피를 파셨다고 한다.
백발의 할머니가 어쩌면 내 나이보다 오래 됐을지도 모를 그라인더로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려주신다.
도봉산장 커피맛은 실은 도봉산장까지 가는 길에 본 풍경과 공기에
도봉산장까지 찾아오는 이유
그리고 도봉산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까지 더해져 온다.
해지기 전 가야하는 곳.
장비를 가져오면 숙박도 가능하다.
문의는 도봉대피소
커피: 3천원 (아이스는 4천원)
숙박: 5천원
'활발한 마음 > 방랑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만에 캠핑 (0) | 2014.12.21 |
---|---|
공간에 묻다 1 _ 춘천 (0) | 2014.11.26 |
춘천 상상마당 (0) | 2014.11.26 |
가을 가는 노을 (0) | 2014.11.16 |
가을 흡입 산보 ; 안산 가는 길 (0) | 2014.11.04 |